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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보머 젤의 pH 농도를 중성으로 맞추기

2020. 3. 23. solo

pH 농도를 중성으로 맞추기

카보폴980으로 카보머 프리젤을 만들어 두기 위해 pH농도를 중성에 가깝게 맞추려고 했다. 우선 카보머 분말 비율은 2%wt로 했고 카보머 vs NaOH는 10:1로 제작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젤에 pH 테스트 용지 2종을 사용해서 확인해 봤는데 pH 6 근처로 보였다. 대략 5~6 정도.[각주:1]

이 카보머젤 10그램을 적당한 양의 물[각주:2]에 풀고 1% 수산화나트륨 용액을 1g씩 넣으면서 화장품 블렌더로 확실하게 섞은 뒤 pH 테스트지에 찍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약 5g을 넣었을 때 pH 7에 도달했는데 4g에서는 pH용지의 색이 아직 pH 7의 색이 아니었지만 5g에서는 4g보다 눈에 띄게 색이 변했다.

그렇다면 NaOH 용액의 적당한 양은 약 4.5g ~ 5g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카보머 젤은 10g이므로 실제 카보머의 중량은 약 0.2그램, NaOH 용액은 5그램을 넣었으니 NaOH 0.05g이 추가되었고 원래 존재하던 NaOH는 10:1로 중량비를 맞췄으니 0.02g. 그러면 NaOH 총량은 약 0.07g이 된다.

이걸 카보머와 비교하면 카보폴980 vs NaOH = 0.2 : 0.07 = 2.857 : 1.

이전 글의 pH 항목에서 예상한 2.5 : 1과 비슷하다.

중화제와의 비율을 2.5 : 1로 잡으면 지금 쓰고 있는 카보폴 980은 중량의 약 40%, 2.857 : 1이면 약 35%, 3 : 1이면 33% 정도가 해리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아마 3 : 1이 맞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물론 제조사마다 값이 전부 다를테니 이런 계산이 사실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정밀한 pH계와 저울이 있다면 각 제품별 데이터를 뽑아두는게 가장 편할 것이다.

참고로 2% 카보폴980 용액은 젤화 하기 전 pH용지로 찍어보니 pH가 대략 2 정도로 나왔다.

다른 증점제

Aristoflex AVC

Aristoflex AVC라는 중화제가 필요 없는 증점제도 있던데 사용이 편할것 같지만 이건 오픈마켓을 뒤져봐도 국내에서는 소량 판매가 없는것 같다. 도매로 파는 곳은 한군데가 검색에 나오던데 5kg에 70만원 조금 안되는 가격이라 카보폴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Aristoflex AVC 도매.

같은 사이트에서 카보폴980도 팔고 있는데 20kg에 83.6만원이라 5kg으로 나누면 20.9만원으로 훨씬 싸다.

음... 비싸서 소매로 파는데가 없는건가.

잔탄검(Xanthan Gum)

가격도 싸고 중화제가 필요없으면서 식품첨가물로 쓸만큼 안전하지만 색이 아이보리색으로 1%만 해도 반투명이고 2%부터는 거의 불투명하다.

잔탄검의 농도별 색상 및 점도 비교 - Youtube, 3DigitalCooks

알콜과 섞을 때의 문제

아무튼 이제 카보머젤의 pH를 중성으로 맞추는 것은 해결되었는데 문제가 있다.

카보머 젤을 다른 액체와 혼합할 때 물과 혼합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알콜 기반의 액체와 혼합하면 뿌옇게 흐려지면서 결국 카보머가 분리되어 점성을 잃는 문제다.

손소독제는 알콜 농도가 높아야하니 피할 방법이 없어 더욱 문제가 된다.

카보머가 분리되며 뿌옇게 흐려지는 문제가 10:1에서 이미 심각해서 반쯤 하얀 색이 되어버린다. 그러니까 젤이 투명해야 하는데 반투명 하얀색이 된다는 것.[각주:3]

점성은 문제 없이 유지하고 있었지만 뿌연 색 때문에 보기가 좋지 않았는데 한참을 저어도 색이 투명해지지 않고 그대로 뿌연 상태였다.

pH 농도 조절을 수산화나트륨으로 해서 그렇다기엔 TEA를 사용한 시판 젤타입 손소독제에 점도를 낮추려고 70% 농도의 손소독제 베이스를 약 10% 부피로 부었더니 그 역시 약간 뿌옇게 변했다.

그렇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다른 pH 조절제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탄올 60wt%에서 손소독제가 뿌옇게 변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결국 카보머 vs NaOH 비율은 최소한 15:1 ~ 20 : 1 정도로 해야하는데 그러면 pH값이 약 5~6 정도가 된다. 6보다는 5에 가까웠다.

피부에 여러번 발라보고 냄새를 맡아 보았을 때 아무 문제가 없기는 했는데...

사람의 피부가 원래 pH 5.5 정도로 유지되는 것이 정상이라니 오히려 이게 더 맞아 보이긴 하는데 중간을 딱 못 맞추니 뭔가 갑갑하다.

음... 카보폴940과 TEA 같은 재료를 사용하면 좀 괜찮을라나.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어떻게 할 길이 없다.

pH를 5.5로 맞추려면

만약 카보머 젤의 pH를 건강한 피부의 기준이라고 하는 pH 5.5로 맞추겠다면 지금보다 NaOH를 적게 넣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카보머의 pH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정확한 값은 아니지만 1번 섹션에서 테스트된 값을 이용한다.

그렇다면 중성인 7에서 2.857 : 1 이었으니 10^(7 - 5.5) = 31.6. NaOH는 이전에 비해 약 31.6배 적게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대략 90 : 1 인데, 카보머 1g당 NaOH 분말로는 0.011g, 1% NaOH 용액은 1.11g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음? 뭔가 이상한데... 이렇게 적게 들어간다고?[각주:4]

뭔가 이상하니 이걸 pH 7을 기준으로 다른 방법으로 계산 해본다.

위에서 실험한 총 중량은 164g이라 중량을 1kg으로 확장하면 수산화나트륨은 0.42683g이 된다. 그러면 OH 이온은 0.01067mol이고 중성이니까 H 이온도 같은 수로 상쇄.

pH 5.5가 되기 위해서는 10^-5.5 - 10^-7인데 pH7은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이 1:1로 매치되고 사라진거니까 사실 0이다. 그럼 필요한 수소 이온 농도는 10^-5.5 = 0.00000316mol 이다.

OH 이온이 중성일때 보다 이만큼 적어야 한다는 건데... 이 정도면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네.

이제 다시 pH 7, 2% 카보머 젤의 경우로 보면 총량 1kg 당 카보머 20g, NaOH 7g이 필요하다. 여기에 pH 1.5 만큼 산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니까 0.00000316mol, 0.0001264g 만큼 NaOH를 빼야 한다.

그런데 이정도 양을 빼낼수가 있을까? 정밀저울을 써도 어림도 없겠는데...

꼭 하려고 하면 다단으로 희석시키면 할 수는 있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의욕도 없다.


이거 뭐 계산할수록 뭔가 꼬이니 그냥 확실한 결과가 나온 15 : 1 이나 20 : 1 정도로 쓰는게 낫겠다.


  1. 이전에 만들었던 NaOH 비율 15:의1 카보머젤 손소독제를 테스트 해 봤더니 그것 역시 대강 pH 6 근처로 보였다. [본문으로]
  2. 약 149g. 단순히 pH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 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본문으로]
  3.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밀키스 비슷한 색이다. [본문으로]
  4. 실제로 제작 테스트를 해 보니 상당한 점도로 젤이 만들어지지만 pH가 3~4 정도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