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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모니터(RGB) 신형 컴퓨터 연결하기

2022. 5. 12. solo

아주 오래된, 그야말로 구형 중의 구형이라고 할만한 RGB(D-SUB) 신호를 입력받는 모니터에 새로 산 컴퓨터를 연결하니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이어 짐)

구형 모니터에 연결하려고 컴퓨터를 주문할 때 DVI to RGB 젠더를 같이 구매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모니터가 나오지 않으니 순간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처음에는 모니터가 불량인가? 아예 고장 난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모니터에서 NO SIGNAL 메시지가 떠서 그건 아니었고, 그럼 혹시 컴퓨터 고장인가 싶어서 HDMI 케이블로 컴퓨터를 다른 모니터에 연결하니 문제없이 잘 나온다.

원인은 여러가지 DVI단자 중 DVI-D 타입은 완전한 디지털 신호만 출력하고 아날로그 신호를 내보내지 않아서. DVI-I는 아날로그 신호도 출력해서 문제 없다고 하는데 DVI-D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몰라서 생긴 실수였다.

애초에 RGB 신호가 없으니 RGB 입력을 받는 모니터에 연결해 봤자 모니터 입장에선 알아듣지 못하고 "???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외계어? 음... 그냥 가만히 있어야지." 같은 반응일 수 밖에.

그런데 어차피 안되는 건데 이런 DVI-D to RGB 젠더는 왜 존재하는 거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왜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팔고 있는 거야?

후... 아무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이리저리 알아보니 HDMI to RGB 케이블이 있었다.

HDMI to RGB 케이블
DVI-D 젠더

그런데 HDMI야 말로 디지털 중의 디지털이 아닌가? 뭔가 변환 회로 같은 게 들어갈 자리도 보이지 않고 가격도 몇천 원 수준의 저렴한 제품이 많아서 좀 미심쩍었다.

구매 후기도 잘 된다는 이야기 일부에 약간 문제가 있다는 글, 나머지는 죄다 "아직 안 써 봤는데 되겠죠 or 안 써 봤지만 좋겠죠 아니면 배송이 빨라요 ^^" 이런 소리가 대부분이라 판단이 어렵고...

그래도 변환 케이블 값이 싸길래 모니터를 구입하기 전에 테스트 할 생각으로 HDMI to RGB 케이블을 구입했고 결론은 잘 된다.

혹시나 호환성 문제 같은 게 있으면 또 배송 받는다고 하루를 날리게 되니 한 번에 두 개를 구입했는데, 처음 개봉한 게 바로 동작해서 두 번째 제품은 뜯을 필요조차 없었다.

상품 평에 이 제품 사용 시 화면이 끊긴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나는 아직까지 어떤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 너무 동작이 잘 되는지라 따로 첨언할 것이 없을 정도.

억지로 덧붙이면 HDMI to RGB 케이블이 대체로 길이가 짧아서 생각 없이 사면 낭패를 본다는 것과 케이블 양 끝의 커넥터 암수를 잘 보고 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는 진짜 뭐라고 할 게 없다.

 

구형 모니터를 가지고 있고 새로 컴퓨터를 맞추는 경우에는 나처럼 안 되는 물건으로 고생하며 하루를 날리지 말고 처음부터 HDMI to RGB 케이블을 구매하는 게 확실하다. 추가 지출은 얼마 안 되어 괜찮지만 하루라는 시간의 손해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