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에 사용하려고 로즈마리를 조금 키워보기로 했다.
로즈마리를 본격적으로 키우기에는 집이 좁아서 다이소에서 미니화분을 샀는데, 사놓은 지 좀 됐지만 방구석에서 굴러다니고 있다가 이제야 사용해 본다.
분명 작년에 샀던 걸로 기억하는 로즈마리 씨앗... 너 살아있니?
아무튼 씨앗이 살아 있기를 기대하면서 화분을 만들어 보았지만 로즈마리는커녕 식물 자체를 처음 키워보는 거라 대체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흙이랑 씨앗이랑 이런저런거 다 있는 미니 화분이라 설명서대로 물 뿌리고 씨앗 놓으면 끝이라고 적혀있지만 온도는 맞는 건지, 지금 시기에 심어도 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나중에 싹이 나면 화분도 큰 걸로 바꿔줘야 한다는데 손 크기만 한 작은 화분뿐인데 거기다 옮기면 될는지, 흙도 종류가 여러 가지던데 상토니 뭐니 복잡하고... 게다가 로즈마리가 너무 커져도 놔둘 자리가 없으니 딱 적당한 크기에서 성장을 멈추고 유지되어야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시작은 2021-03-10.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겠지만 기록을 남긴다.
-> 약 2주만인 2021-03-24에 뿌린 씨앗 중 하나가 성공적으로 싹을 틔웠고 조금 더 자란 후 03-28에 다른 화분으로 옮겨 주었다.
2021-03-10 (저녁)
로즈마리 미니 화분 제작.
미니 화분을 열면 내용물은 씨앗이 들어있는 봉투와 압축 배양토가 끝이다. 씨앗은 여섯 개 들어 있었고 압축 배양토는 둥글 납작하게 생겼는데 물을 부으면 부풀어 오른다.
그런데 물을 적당히 부으라는데 대체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압축 배양토가 잠길 정도로 붓고 남으면 따라내기로 했다. 처음엔 물이 많아 보였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까 압축 배양토가 대충 두세 배쯤 커지면서 물을 전부 빨아들여 화분 안에는 물이 고여있지 않았다.
그 후 로즈마리 씨앗을 압축 배양토 위에 올려놓았고, 싹이 트는 것은 5~7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씨앗 한개를 제외하면 전부 씨눈(?)이 위를 향하고 있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2021-03-11
아침
로즈마리 씨앗이 물을 먹어서 좀 부풀었고 외부는 반투명한 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화분 설명서에 마르지 않게 해 주라고 적혀있어서 분무기로 물을 조금 줬고 날이 조금 흐린 듯해서 소형 LED 스탠드 아래에 놓아두었다.
저녁
로즈마리 씨앗에 변화가 생겼다. 저기가 씨눈이었나? 학교에서 배웠지만 까먹었는데, 아무튼 저 부위가 조금 변화했다.
성장... 이겠지?
2021-03-12
아침
씨앗의 반투명 막이 좀 더 부풀어 오른 듯 보인다. 수분은 충분해 보여서 물을 주지 않았고 비 오는 날이라 소형 LED 스탠드 아래에 놓아두었다.
낮
변화 없음. 씨앗 표면이 약간 마른 듯해서 분무기로 물 살짝 뿌려줌.
저녁
로즈마리 씨앗이 말라붙어 있었다. 씨앗의 반투명한 막이 없어졌길래 처음에는 뭔가 변화가 생겼나 하고 생각했지만 단순히 수분이 부족해서 그랬을 뿐이라 물을 부어주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로즈마리는 씨앗 상태에서는 물을 많이 줘야 한다더니 생각보다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차라리 흙 위에 올려놓지 말고 흙 안에 심을걸 그랬나 보다.
그리고 일부 씨앗에서 잔털이 돋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잔털이 뿌리가 되는 건가? 설마 썩은 건 아니겠지...?
2021-03-13
아침
큰 변화는 없음.
대신 어제 보았던 잔털이 난 씨앗은 잔털이 좀 더 늘어서 손전등을 비춰보면 육안으로도 잔털이 보이는 정도가 되었다.
화분에 물을 조금 뿌려준 후 뚜껑을 열고 창가에 놔뒀다.
낮
일부 씨앗은 표면이 마르고 일부 씨앗은 반투명 막이 좀 더 부풀어 있지만 유의미한 변화는 아닌 것 같다. 뚜껑을 덮고 실외에 놔둠.
저녁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화분 실내로 가져 옴.
2021-03-14
아침
기존에 잔털(잔뿌리)이 났던 씨앗들은 잔털이 더 많이 생기며 주위로 퍼지고 있고 매끈하던 씨앗들은 잔털이 자라기 시작했다.
03-12 저녁의 사진과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 체감된다.
그리고 씨앗을 자세히 보면 반투명 막 안에서 무수한 잔털이 뻗어 나오려는 모습이 보이는데, 기존의 씨앗에서 보이던 작은 점들이 전부 뿌리가 될 부분이었나 보다.
물을 조금 뿌려준 뒤 뚜껑을 덮은 채 창가에 놔둠.
낮
눈에 띄는 변화 없음.
실외에 내 놓아서 햇빛을 쬐게 함.
저녁
딱히 변한 점은 보이지 않음.
실내로 가져오고 물 살짝 뿌림.
2021-03-15
아침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창가에 놓음.
저녁
씨앗의 잔털이 좀 더 늘어난 듯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물은 살짝만 뿌렸다.
로즈마리 씨앗 근처의 실 같은 것은 씨앗에서 뻗어나온 잔털(뿌리)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곰팡이는 아니겠지?
2021-03-16
아침
씨앗의 잔털이 좀 더 눈에 띄지만 큰 변화는 아니다. 창가에 내놓음.
저녁
뚜렷한 변화는 없다. 이거 제대로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로즈마리 씨앗이 이미 썩은건 아니겠지?
2021-03-17
아침
로즈마리 씨앗에 변화가 약간 있다.
갑자기 잔털이 좀 더 많아졌는데, 머리카락 나듯이 풍성해진 모양으로 돋아 있었다.
아직도 확실히 뿌리라고 할만한 것이 나오지 않아서 슬슬 불안해진다.
물 살짝 뿌리고 뚜껑 덮인 채로 창가에 놔둠.
저녁
별다른 변화 없음. 앞으로는 싹이 나거나 썩거나 둘 중 하나가 되어야 업데이트 할 듯. 변화는 거의 없는데 아침 저녁으로 확인하고 사진 찍고 그러기 너무 힘들다...
2021-03-18
저녁
로즈마리 씨앗에 변화가 생겼다. 이걸 뿌리라고 하는지 싹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씨앗에서 흙 쪽으로 뭔가 튀어나왔다. 이게 발아인가?
그런데 전혀 예상 못한 개체가 이렇게 변했네... 물도 좀 많이 먹고 잔털도 많이 생긴 씨앗이 아니라 뜬금없이 왜 네가 폭풍 성장이냐?
2021-03-19
저녁
씨앗에서 나온 뿌리인지 줄기인지가 좀 더 길어졌으나 흙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자꾸 옆으로 눕는다.
뭔가 이상해서 송곳으로 압축 배양토를 건드려보니 상당히 단단하다. 흙이 아니라 거의 코르크 마개 수준. 이게 무슨 흙이야;;;
그래서 압축 배양토 위를 송곳으로 긁어서 부드럽게 만들고 로즈마리 씨앗을 파묻어 줬는데, 묻었다기보단 살짝 섞어준 수준으로 얕게 묻어놨다. 음... 근데 지금 맞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2021-03-24 저녁
발아(?)
화분 속 로즈마리 씨앗 중 하나가 싹을 틔웠다. 아쉽게도 다른 씨앗들은 아직 반응이 없음.
그런데 이거 지금 화분을 옮겨도 되나 모르겠다. 새싹이 나긴 했지만 워낙 작고 약한 상태라... 새싹을 발견할 때도 흙 속에 거의 파묻혀있었고 제대로 위쪽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어서 조금 불안한데...
음... 아무래도 조금 더 자란 후에 옮기는게 낫겠다.
2021-03-28 저녁
로즈마리의 새싹이 제법 성장해서 기존의 미니 화분에 묻힌 것을 파내어 조금 큰 화분으로 옮겼다.
뿌리가 생각보다 깊이 뻗어있어서 하마터면 로즈마리의 뿌리가 뜯길 뻔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굳이 파낼 필요 없이 그냥 통째로 꺼내서 큰 화분에 묻으면 됐던 거 아닌가?
단 하나의 씨앗만이 싹을 틔워서 아쉽지만 다른 씨앗들은 포기하기로 했고 이제 큰 문제가 없는 한 새로운 내용을 업데이트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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