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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비누 2 (콩기름95, SA5, 소금3, 페퍼민트)

2021. 3. 9. solo

페퍼민트 차를 사용한 주방용 비누.

소금을 3%사용한 비누. 콩기름 기반이며 스테아르산 5%가 오일로써 사용되었다.

특이점으로 주방비누로 사용하려고 페퍼민트 차와 에센셜 오일을 사용했는데, 처음 계획은 페퍼민트 잎을 구해서 넣으려고 했지만 신선한 페퍼민트 잎은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참으로 막막했다. 그렇다고 페퍼민트를 키우려니 시간 노력 등 난이도가 좀 있어 보여서 마침 가지고 있던 페퍼민트 티백과 에센셜 오일을 사용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는 건조 중이라 사용감은 최소 2주 건조 후 추가할 것인데, 여태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 예상되는 비누 특성은 단단하며 식용유 비누 치고는 내수성이 있겠지만 한계가 있어서 장마철 같은 습한 날에는 단단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품은 수세미나 머리카락 등에 문지를 때는 풍부하겠지만 손이나 얼굴에 문지를 때는 상당히 적은 모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의 메모는 SO-Salt3이다.

재료 목록

  • 콩기름: 285g (95%)
  • 스테아르산: 15g (5%)
  • NaOH: 41.8g (순도98%)
  • 소금: 9g (3%)
  • 페퍼민트 차: 120g => 수분 비율 40%.
  • 페퍼민트 E.O: 3g (1%, 100drop)

* 스테아르산은 10~15% 정도의 시어버터로 대체할 수 있다. 이 경우, 만약 시어버터 15%를 적용하여 콩기름 255g, 시어버터 45g을 사용했다면 NaOH(98%)는 41.48g을 사용한다.

만드는 방법 (기초, 공통)

  1. 오일을 계량하고 녹인다. (or 녹인 뒤 계량)
  2. 유상 재료를 녹인 오일과 잘 섞는다.
  3. 물과 수상 재료를 계량하여 잘 섞는다.
  4. 수산화나트륨을 계량한 뒤 물에 녹여 Lye를 만든다. (*위험하니 주의)
  5. 오일과 Lye의 온도를 필요한 온도로, 비슷하게 맞춘다. (보통 30~50℃)
  6. Lye를 주걱에 대고 조심스럽게 부으며 오일에 넣는다.
  7. 핸드블렌더나 드릴, 주걱 등의 도구로 혼합된 재료를 잘 섞는다.
  8. 트레이스가 생기면 향료와 색소를 넣고 다시 잘 섞은 뒤 틀에 붓는다.
  9. 비누의 경화가 완료되면 꺼내서 자른 뒤 4~6주 건조하여 사용한다.
물은 가능한 정제수를 사용.

수돗물은 녹이나 기타 금속이온 등이 비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데,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으나 결코 좋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트레이스는 추적, 흔적이라는 뜻.

비누 반죽의 점도가 충분히 오르면 주걱으로 그었을 때 주걱이 지나간 자리가 남아 있는데, 이때 주걱을 들어 올리면 주걱에 묻은 비누 반죽이 떨어진 후 가라앉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흔적의 연하고 진하고에 따라 얇은 트레이스, 두꺼운 트레이스 등으로 불리며 최소한 얇은 트레이스는 발생한 뒤에 틀에 붓는 것이 좋다. 보통 별 모양을 그려서 없어지지 않는지 확인한다.

향료와 색소는 트레이스가 발생한 후 투입.

색소는 발색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향료는 종류에 따라 트레이스를 급격히 가속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억제하여 비누 반죽을 무르게 만들기도 한다. 비누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향료의 영향을 받으면 비누의 상태를 착각할 수도 있고 만들 때 불편하기도 해서 보통은 트레이스가 생긴 후 넣는다.

오일을 전자레인지에서 녹이기.

하드오일이 포함된 레시피에서 전자레인지로 오일을 녹일 때 전자레인지 가동 시간을 한번에 길게 하면 오일이 끓어오를 위험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내열성이 뛰어나지 않은 용기의 경우 변형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 오일의 총량에 따라 10~30초 단위로 전자레인지를 동작시키고 오일을 흔들어 주는 것을 반복하여 온도가 지나치게 오르지 않게 해야 한다.

수산화나트륨 주의 사항

수산화나트륨은 매우 강한 염기성-부식성 물질이며 물과 만나면 많은 열이 발생하므로 Lye 제조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드시 차가운 물에 수산화나트륨을 "조금씩" 넣어야 하고 그 반대는 절대로 안된다. 잘못하면 폭발하거나 끓어 넘쳐서 피부와 안구에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차가운 물에 수산화나트륨을 조금씩 넣되 가능하면 큰 그릇에 찬물을 받아 중탕하듯 열을 식혀주면 더 좋은데, 이때 수산화나트륨을 섞는 그릇은 절대로 알루미늄을 사용하면 안 된다.

비누 제작 기록

  • 제작 당시 기온은 12℃, 오일 및 Lye는 40℃.
  • 소금은 처음부터 물(차)에 녹여서 사용했고 페퍼민트 E.O는 트레이스가 생긴 뒤 넣었다.
  • 비누의 분리는 몰딩 후 24시간. 날짜는 21-03-05.

페퍼민트 차에 수산화나트륨을 섞으면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마치 동네 목욕탕의 한증막에서 나는 쑥 비슷한 약초 냄새가 떠오르는 그런 냄새다. 흔히 페퍼민트 하면 떠올리는 상쾌한 향은 전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약초 냄새도 교반하면서 점점 사라져 거의 나지 않는다.

소금과 스테아르산 때문에 트레이스는 제법 빠르게 나오는데, 페퍼민트 에센셜 오일을 넣으면 점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금방 원래대로 돌아온다. 아마 페퍼민트 E.O는 트레이스를 가속하지 않는 모양이다.

약 20분의 교반 작업 후 최종적인 비누 반죽의 상태는 중간~두꺼운 트레이스 정도에 색은 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밝고 연한 주황색 계열인데, 불빛에 비춰보면 좀 더 노랗게 보인다. 비누의 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황보다는 노랗게 되며, 틀에서 분리한 뒤 건조하면 확실히 노란색을 띠는 비누가 된다.

틀에서 분리할 때는 이형지에 비누가 묻어나는 것 없이 깔끔하게 분리되었고 절단할 때는 힘이 별로 들지 않고 부드럽게 잘렸다. 비누의 분리는 24시간째에 했는데 그 탓인지 비누가 좀 물러서 자른 뒤 옮길 때 세게 쥐면 모서리가 찌그러진다. 음... 분리가 너무 빨랐나 보다. 이 레시피의 비누는 최소 48시간 ~ 넉넉히 72시간 후 분리하는 게 좋아 보인다.

절단 후 비누 단면을 보면 색은 균일한데, 외곽은 누런 색이지만 안쪽은 약간 주황색 느낌이 있다. 그런데 비누의 색이 좀 밝고 깔끔한 노랑이 아니라 탁하며 아주 약간 녹색의 색조도 보이는 게 노란색보다는 누런색이라고 표현하는 게 어울리는 색으로 그다지 보기 좋은 느낌은 아니다. 색소를 넣을걸 그랬나?

 

티백형 페퍼민트 차.

 

페퍼민트 차를 물 대신 사용했다.

 

완전히 녹인 오일.

 

트레이스는 이정도.

 

비누 반죽을 세로 지관에 부은 직후.

 

비누 분리. 아주 깔끔하게 분리된다.

글리세린 이슬 맺힘

비누 외부에 글리세린 이슬이 맺혔다.

페퍼민트 비누를 건조대에 올려놓고 약 19시간째에 확인하니 비누 표면에 글리세린이 솟아 나왔는데, 특이하게도 제일 위쪽 덩어리 하나에만, 그것도 단면은 멀쩡하고 비누의 옆구리와 최상단 면에만 글리세린이 나왔다.

글리세린은 확인 후 키친타월로 닦아냈고 이후로는 나오지 않았다.

사용감

건조 2주째인 03-19 13:30 사용 시작.

비누의 색은 처음보다 진해진 느낌인데, 틀에서 꺼냈을 때의 살짝 불쾌한 누런 빛이 아니고 좀 부드러운 느낌의 노란 색이다. 비슷한 느낌을 찾으라면 옥수수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냄새는 은은한 페퍼민트 향이 난다. 하지만 거품을 내어 냄새를 맡으니 거기서는 페퍼민트 향이 마른 비누에서 냄새를 맡을 때보다 더욱 적었다.

찬물에서 손을 씻으니 거품이 제법 많이 나오는데 푹신하지는 않고 크리미한 거품이었지만 설거지 할 때는 거품이 풍성하게 잘 나온다.

(온수로) 머리 감고 세수 해 보니 거품이 풍부한 편이었고 사용 후 손이 보송거리며 얼굴 당김이 적었다. 얼굴에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당김이 적었는데, 얼굴 피부의 당김 그 자체만 보면 제법 많이 당기지만 소금을 넣지 않은 일반 비누에 비해 확실히 적었고 또 더 빠르게 정상적인 피부 상태로 돌아왔다. 피부 잔주름 사이에 남은 소금 입자가 습윤 작용을 해서 그런 것 같다.

비누 소모는 역시 조금 빨랐지만... 비누 성능을 시험한다고 그런거니까 세탁용이나 삼푸바 같은 용도로 쓰지 않으면 제법 오래 가겠지. 특히 처음 목적대로 얌전하게 설거지용으로 쓰면 문제될 정도는 아닐 듯하다.

내수성은 나쁘지 않아 보였는데, 냉수 및 온수에서 하루 정도 사용했지만 물에 불어서 비누 아랫면이 흐물거리는 일은 없었다.

이런, 그러고보니 단단함 체크를 한다는게 깜빡했다.

 

소금 비누 윗면.

 

소금 비누 단면.

 

찬물에서도 거품은 상당히 잘 나온다.

일부러 물을 부어 다습한 환경을 모방했을 때.

03-20 오후 ~ 03-21 저녁까지 대략 하루 이상 수시로 물을 부어본 결과 이 비누도 결국 무르게 변했다.

예전에 만들었던 여러 비누에 비해 좀 더 형태를 잘 유지하기는 하지만 비누를 쥘 때, 특히 비눗갑에 비누가 착 달라붙은 상황에서 그걸 떼어내기 위해 힘을 주는 정도에서 결국 손가락 자국이 난다.

비눗갑과 닿은 아랫면이 특히 그렇고 윗면은 제법 양호해서 손가락으로 눌러도 대충 3mm쯤 파고들면 정상적인 비누 상태라 저항이 강한데, 그렇다고 해도 비누 아랫면이 너무 물러서 전체적으로 비누가 무르다. 라고 표현할 만한 상태다.

옆에서 같은 조건이었던 소금비누3은 조금 더 나았지만 비누 크기가 작아서 결국 대동소이한 상태였다.

이 결과를 볼 때 소금비누2는 고온다습한 환경이 이어지는 장마철이나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경우의 욕실 등에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비누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일반적인 주방용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다습한 환경이라도 자석 비누 고정대처럼 비누를 아예 공중에 띄워버리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물러지기 쉬운 비누"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