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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녹차 비누 만들기 (콩기름,스테아르산)

2021. 2. 28. solo

현미녹차를 첨가한 비누

비누 제작 시 물 대신 현미녹차를 우려서 사용한 비누를 만들었다.

구수한 현미녹차의 향을 기대하고 비누를 만들어 본 것인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비누에서 현미녹차의 향은 안 나고 아주 미약하게 발효된 찻잎의 냄새라고 표현할 만한 어떤 냄새가 난다. 그것도 거품을 잔뜩 내서 코에 들이대고 냄새를 맡아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약한 수준이다. 이게 발효된 찻잎 냄새가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냄새의 느낌을 뭐라고 다른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었다.

대신이라고 할지 콩기름 특유의 냄새라던가 비누냄새 같은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특유의 발효 찻잎 같은 냄새만 있을 뿐이다.

그 외 비누 자체의 특이점은 없었지만 제작 시 악취가 발생했는데, 현미녹차에 수산화나트륨을 녹이니 커피비누를 만들 때와 똑같은 쩐내 계열의 악취가 발생했다. 하지만 비누를 건조하면 그런 악취는 전부 날아가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타 비누 외적인 부분은 비누를 만들며 스마트폰에 메모했었는데, 그때 찍은 사진이 전부 heic로 기록되어 못쓰게 되었다는 점이 있다.

heic는 뭐 스마트폰 이외에 다른 데서 편집도 안되고 뷰어에서 겨우 보는 것만 되니까 사실상 여태 메모한 게 반쯤 날아간 셈이다. 그동안 메모할 때 heic로 찍으며 만든 비누가 스무 개 가까이 되는데 그 사진 죄다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정말 힘이 쭉 빠진다. ㅠㅠ

현미녹차 비누 재료 및 만드는 법(공통)

재료 목록

  • 콩기름: 285g
  • 스테아르산: 15g
  • NaOH: 41.8g (순도98%)
  • 현미녹차: 100g (2티백)

비누 만드는 방법 (기초, 공통)

  1. 오일을 계량하고 녹인다. (or 녹인 뒤 계량)
  2. 유상 재료를 녹인 오일과 잘 섞는다.
  3. 물과 수상 재료를 계량하여 잘 섞는다.
  4. 수산화나트륨을 계량한 뒤 물에 녹여 Lye를 만든다. (*위험하니 주의)
  5. 오일과 Lye의 온도를 필요한 온도로 비슷하게 맞춘다. (보통 30~50℃)
  6. Lye를 주걱에 대고 조심스럽게 부으며 오일에 넣는다.
  7. 핸드블렌더나 드릴, 주걱 등의 도구로 혼합된 재료를 잘 섞는다.
  8. 트레이스가 생기면 향료와 색소를 넣고 다시 잘 섞은 뒤 틀에 붓는다.
  9. 비누의 경화가 완료되면 꺼내서 자른 뒤 4~6주 건조하여 사용한다.

물은 가능한 정제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돗물은 녹이나 기타 금속이온 등이 비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데,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으나 결코 좋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트레이스는 추적, 흔적이라는 뜻으로 비누 반죽의 점도가 충분히 오르면 주걱으로 그었을 때 주걱이 지나간 자리가 남아 있는데, 이때 주걱을 들어 올리면 주걱에 묻은 비누 반죽이 떨어진 후 가라앉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흔적의 연하고 진하고에 따라 얇은 트레이스, 두꺼운 트레이스 등으로 불리며 최소한 얇은 트레이스는 발생한 뒤에 틀에 붓는 것이 좋다. 보통 별 모양을 그려서 없어지지 않는지 확인한다.

향료와 색소는 트레이스가 발생한 후 넣는다. 색소는 발색의 정도가 적으나마 차이가 있고 향료는 종류에 따라 트레이스를 급격히 가속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억제하여 비누 반죽을 무르게 만들기도 한다. 비누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향료의 영향을 받으면 비누의 상태를 착각할 수도 있고 만들 때 불편하기도 해서 보통은 트레이스가 생긴 후 넣는다.

수산화나트륨 주의 사항

수산화나트륨은 매우 강한 염기성-부식성 물질이며 물과 만나면 많은 열이 발생하므로 Lye 제조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드시 차가운 물에 수산화나트륨을 "조금씩" 넣어야 하고 그 반대는 절대로 안된다. 잘못하면 폭발하거나 끓어 넘쳐서 피부와 안구에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차가운 물에 수산화나트륨을 조금씩 넣되 가능하면 큰 그릇에 찬물을 받아 중탕하듯 열을 식혀주면 더 좋은데, 이 때 수산화나트륨을 섞는 그릇은 절대로 알루미늄을 사용하면 안 된다.

오일을 전자레인지에서 녹이기

하드오일이 포함된 레시피에서 전자레인지로 오일을 녹일 때 전자레인지 가동 시간을 한번에 길게 하면 오일이 끓어오를 위험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내열성이 뛰어나지 않은 용기의 경우 변형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 오일의 총량에 따라 10~30초 단위로 전자레인지를 동작시키고 오일을 흔들어 주는 것을 반복하여 온도가 지나치게 오르지 않게 해야 한다.

제작 메모

현미녹차는 티백 두 개를 작은 컵에서 뜨거운 물로 우려낸 뒤 그 찻물 100g을 사용했고 작업 당시 실내 기온은 15℃, 오일은 45℃, Lye는 50℃, 틀에 붓기 전 트레이스 상태는 얇은~보통 수준이었다.

비누 틀은 세로 지관(프링글스 통), 보온은 에어캡을 측면에 두르고 골판지 상자 안에 넣은 것이 전부며 경화 기간은 약 5일, 2021-01-31에 분리했다.

비누를 틀에서 꺼냈을 때 단단한 느낌이었고 비누의 색은 아주 살짝 주황색이 보이는 노르스름한 색이었다가 건조되면 주황색 느낌은 사라지고 약간 노르스름한 색이 되었다. (틀에 붓기 전 반죽은 탁한 주황색)

사용감

4주 건조한 뒤 사용함. 건조된 비누는 매우 단단했지만 그래도 엄지로 옆구리를 강하게 누르면 약간 자국이 남는다.

손가락으로 비누를 눌러서 자국이 난 모습.

비누 냄새는 앞에서 설명했고 거품은 적당히 나오는데, 스테아르산을 따로 첨가했기 때문에 그냥 콩기름 100%보다는 거품이 풍성하며 안정적이지만 손에 비누를 묻힐 때 너무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거품이 적은 상태가 된다. 마냥 비누만 많이 묻히는 것보다 물도 좀 넉넉하게 쓰면 풍성한 거품을 쉽게 낼 수 있다.

세수 및 손 씻기에서는 평범한 느낌이고 머리 감을 때도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당연히 피부 자극 같은 것도 없었고 씻은 뒤의 느낌은 얼굴의 경우 크림을 발라서 모르겠지만 손은 설거지 후 크게 건조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