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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보관법 (삶지 않고 냉장고)

2022. 7. 31. solo

콩나물은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한데다 가격까지 싸서 내 식탁에 없어서는 곤란한 채소 1위다. 주로 라면에 넣어 먹거나 라면과 함께 먹거나 라면에 곁들여 먹는다.

그런데 요놈의 콩나물을 얼마나 보관할 수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어차피 보관하는거 한번 기간을 체크해 보았다.

실험까진 아니고 그냥 대강의 체크인데, 요약하면 "최대한 빠르게 먹자"는 결론이 나오지만 냉장고에서 보관 시 1주일 정도는 큰 문제 없었다.

콩나물을 씻어서 냉장고에 넣기까지

마트에서 파는 평범한 콩나물 500g을 잘 씻어서 물기를 쫙! 빼고 밀폐 용기에 넣어서 보관. 밀폐 용기가 작아서 500g이 다 안 들어가길래 남은 콩나물은 지퍼락에 넣고 우선적으로 먹었다.

다이소에서 산 2.2L짜리 김치통인데 생 콩나물 500g을 넣으려면 최소 3리터는 되야 할 듯.

콩나물에서 물기를 쫙 빼 줌
키친타월 깔고
밀폐용기에 담는다
냉장고로 이동

아예 물 속에 보관하면 몰라도 어설프게 물기가 있으면 콩나물이 썩을 것 같아서 체에 받쳐서 물기를 최대한 뺐고, 물기가 더 잘 빠지라고 체를 좀 기울여서 대략 30분 정도 놔둔 것 같다.

그리고 30분 간 콩나물을 가만히 둔건 아니고 중간 중간 체를 들고 탁~ 탁~ 쳐서 구석진 곳이나 콩나물끼리 뭉친 장소에 물기기 고이지 않게 했다. 안 그럼 겉만 물기가 빠지고 안 쪽은 여전히 물기가 남아있을 테니까.

마무리로 밀폐용기와 지퍼락에 키친타월을 넉넉히 깔아서 남은 물기도 고이지 않도록 대비하고 그 상태로 냉장고를 들락거리며 7일. 중간에 키친타월을 교체했다면 더 싱싱하지 않았을까?

냉장 보관도 중간 과정을 사진으로 남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자꾸 까먹어서... 오늘도 사진 찍는거 까먹고 그냥 먹어버릴 뻔 했다.

내가 콩나물 씻는 방법
  1. 골라낼게 있는지 확인
  2. 콩나물을 체에 담고
  3. 그 체를 다시 대야에 담는다
  4. 샤워 헤드로 물을 뿌리다가
  5. 대야에 물이 가득 차면
  6. 체를 흔들고 콩나물을 쌀짝 살짝 누르면서 씻는다
  7. 이걸 한 번 더 반복한다

일주일 경과 후

생각보다 깨끗하다

일주일 후 콩나물 상태는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제법 싱싱했고 아삭함도 처음이랑 큰 차이가 없었다. 변색도 크지 않은게, 매일 꺼내 먹으면서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 한 것치고는 의외다.

 

하지만 일부 콩나물은 대가리가 많이 상했다.

하지만 역시나. 일부 콩나물 대가리가 제법 크게 변색되어 있었다. 5일째 되는 날에는 이런게 안 보였는데 이틀간 빠르게 변색된 듯 하다.

물론 줄기와 뿌리는 상당히 깨끗한 편이었고 일부 변질된 콩나물은 전체에 비하면 매우 적어서 별로 대단한 문제는 아니다. 많이 변색된 부분만 떼거나 버리고 먹으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고 실제로도 이 콩나물을 먹은 뒤 배탈이나 기타 안좋은 느낌은 하나도 없었다.

단, 어린아이나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혹시 모를 일이니 변색된 부위보다 더 멀리서 끊어 내거나 불안하면 아예 버리는 것도 고려하는게 좋겠다. 웬만하면 문제 없겠지만 만약이란게 있으니.

결론

삶지 않은 생 콩나물을 냉장고에 보관 한다면 빠르면 3일 적당히 5일,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먹는게 좋겠다. 바꿔서 말하면 콩나물을 삶지 않고도 넉넉하게 1주일은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먹을 수 있다는 소리.

그 동안은 삶아서(데쳐서) 보관하다 보니 숨이 죽어서 부피가 줄고 결국 콩나물을 한번에 많이 쓰게 되었다. 그래서 1주까진 보관하진 못했고 늦어도 5일이면 전부 먹어치웠다.

그래서 콩나물을 이 정도로 오래 보관한 적은 없었는데, 삶지 않고 그냥 씻기만 해도 상태가 제법 양호하니 삶았다면 더 오래 가겠지? 물론 그렇게까지 모험을 할 생각도 없고 이유도 없지만...

콩나물 냉동 보관 후기

콩나물이 얼면 힘이 없어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해서 일부를 냉동실에 넣어놨다. 8월 10일에 냉동실에 넣었고 약 한 달 후인 9월 17일에 꺼냈는데 사람들이 안 하는 건 이유가 있다는 걸 재확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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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간 냉동 보관한 콩나물

냉동실에서 꺼낸 콩나물을 물에 넣어 해동하니 힘없이 축 늘어진 게 꼭 삶은 콩나물 같았는데, 의외로 줄기 부분은 큰 차이가 없었고 삶은 콩나물과 달리 얼린 콩나물은 대가리까지 무르게 변했다는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냄새.

콩나물 특유의 비릿한 풀냄새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뭐라고 할지... 풀냄새 중 신선한 느낌이 줄어들었다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될 것 같다.

중요한 점은 이 냄새가 라면에 넣어도 완전히 잡히지 않는다는 거다. 라면처럼 냄새가 굉장히 강한 음식에서도 잡히지 않을 정도면 콩나물국이나 무침 같은 요리는 아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식감은 콩나물 대가리가 물러서 별로였지만 줄기 부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냥 푹 삶은 콩나물과 별 차이 없는 수준으로, 힘이 없긴 하지만 씹으면 섬유질의 그... 아삭함이라고 할지 쫄깃함이라고 할지 아무튼 그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무른 콩나물 대가리의 식감이 썩 좋지 않고 특히 냄새가 강해서 사실상 못 먹는다고 보는 게 좋아 보인다. 대가리는 떼 내면 된다고 해도 냄새는 해결하지 못하는 한 버리는 게 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