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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로 밥 짓기 (15~40분)

2019. 9. 11. solo

전자레인지에서 어떻게 밥을 하지?

다이소 전자레인지 밥솥에 담긴 쌀. 밥솥은 PP재질이라 안전하다.

전기밥솥이 없어서 가끔 밥을 지을 일이 있으면 전자레인지 밥솥으로 밥을 해 먹는데, 처음에는 전자레인지로 어떻게 밥을 하는지 몰라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전자레인지 밥을 하는데 최소한 15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

검색으로 전자레인지 밥하기 등을 찾아보면 대부분 7분 만에 밥 짓기, 8분 만에 밥 짓기" 이러고 있던데, 그런 글은 대부분 쌀을 불리는 시간은 빼고 전자레인지에서 돌리는 시간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쌀 불리는게 제일 오래 걸리는데 그걸 왜 뺌? 다들 우렁각시 하나씩 키우나? 식사 시간 맞춰서 우렁이가 쌀 불려 놓고 있어?

게다가 대부분의 레시피는 쌀을 찬물에 30분~1시간 불리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급할 때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렇다고 짧게 10분, 15분 정도 불리면 밥이 설익어서 좀 딱딱한 밥을 먹어야 된다.

불리는 시간에 밥 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최소 40분에서 길면 1시간을 가볍게 넘겨버리니 빨리 밥을 먹고 싶을 때는 조금 곤란하다.

쌀을 불리지 않고 빠르게 밥하는 방법을 찾아봤지만 쓸만한 레시피는 없었다. 그래서 기존 레시피를 참고하되, 쌀을 불리지 않고 전자레인지 밥을 지어봤지만 전부 밥이 설익었다.

다이소 전자레인지 밥솥을 쓰고 있는데 밥솥에 붙어있던 설명대로 만들어도 마찬가지.

밥솥 설명서에 나온 방법대로 7분 가량을 전자레인지에서 돌려봤지만 역시 밥이 설익는다. 내가 뭘 실수한 건지 이 방법은 쌀을 불려서 해도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나중에 보니 설명서에는 밥 2인분이 기본...)

결국 온라인에서 전자레인지 밥 레시피를 찾는 것은 포기. 내가 직접 시간을 바꿔가며 밥을 지어보았고, 수십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전자레인지에서 밥을 빠르고 맛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거 찾는데만 4kg 쌀 한 포 다 사용한 듯...

먼저 (700w)전자레인지로 밥하는 총 시간인데,

10분 이내로는 어떻게 하든 밥이 설익어 조금 단단한 상태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먹을만 하지만 밥을 제대로 지으려면

최소한 15분, 넉넉하게 20분~30분은 필요하다.

 

전자레인지 밥 레시피

쌀과 물의 양은 쌀 90g, 물 200ml. 쌀은 종이컵 2/3정도면 대충 90g ~ 100g정도 되는데 아주 정확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 (부피로는 100ml조금 넘음. 110ml이하?)

물은 많이 넣으면 밥이 질게 되거나 밥물이 넘치니까 계량컵을 사용. 물의 양은 조금 적어도 되는데 150ml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것도 한번에 긴 시간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짧게 나누어서 돌리는 게 낫고, 기본적으로 700W 기준 3분, 5분, 3분, 4분이다.

전자레인지 돌리는 시간은 이해하기 쉽게 순서대로 끓임, 불림, 익힘, 뜸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간도 정확할 필요 없이 조금씩 다르게 해도 된다. 처음 물을 끓이는 3분은 동일하게 하고 불림 7분, 익힘 2분, 뜸 3분으로 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이 경우는 익힘-뜸 시간이 적어 밥이 조금 질게 되었을 수도 있는데 밥을 조금 뒤적여 놓고 밥상 차려서 먹을 준비 하는 동안 다 흡수된다.

그러니까 전자레인지로 맛있는 밥을 빨리 하는 방법을 요약하면 이렇게 된다.

  1. 쌀 90g을 씻어서 전자레인지 밥솥에 넣고 물 200ml를 붓는다.
  2. 전자레인지에서 3분 돌리고 5분간 그대로 놔둬서 쌀을 불린다.
  3. 다시 3분 돌리고 4분 ~ 5분 뜸을 들인 후 먹으면 된다.

가능한 빠르게, 가능한 맛있게 전자레인지 밥을 하는 방법이다. 이 정도만 해도 밥이 충분히 부드러워서 라면에 말아 먹거나 그냥 반찬과 먹는데도 괜찮다.

전기밥솥으로 한 밥보다는 살짝 부족하지만 그래도 딱딱한 느낌은 전혀 없음!

만약 전자레인지에서 꺼냈을 때 밥이 조금 질게 되어있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조금 진밥 정도라면 밥을 먹으려고 준비하는 동안 밥이 남은 물기를 흡수해서 적당한 상태가 된다. 숟가락으로 밥을 좀 뒤적여 놓으면 물기를 더 잘 흡수한다.

물기가 너무 많으면 실패한 거니까 좀 더 돌려야 하는데 여태까지 이 방법으로 그런 적은 없었다. 물론 쌀의 품종이나 상태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더 부드러운 밥 만들기

전자레인지에서 3분 가열, 10분 불린 쌀. 밥솥에 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조리 시간 15분으로도 불안하면 물을 끓인 뒤 불리는 시간을 10분 이상으로 길게 주면 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면 넉넉하게 20분 정도 불린다.

예를 들면 3분-10분-3분-4분, 전체 20분.
혹은 3분-20분-2분-5분, 전체 30분. 이렇게.

뜨거운 물에서 10분 이상 불리면 쌀이 물을 대부분 흡수해서 밥솥 안에 물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고, 그 때 전자레인지를 2분~3분 정도 돌려주면 바로 밥을 먹을 수 있다.

밥솥이 뜨거워서 만지기 힘들면 뜸 들일 겸 5분 정도 식히면 만지기 쉬워진다. 그 시간 동안 남은 물기도 쌀이 흡수하니까 나는 진밥이 싫어서라도 뜸을 들이는 편.

이렇게 하면 시간은 다소 걸리지만 마치 전기밥솥으로 밥을 한 것처럼 밥이 부드럽고 물기도 적당해진다. 그러니까 결국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밥이 맛있어진다는 것.

밥하는 시간이 짧으면 20분, 길면 30분 정도니까 짧지는 않지만, 그래도 찬물에 쌀을 불려서 밥을 하는 것 보단 훨씬 빠르다.

*만약 2분30초 끓인 후 20분 이상 불렸을 경우 익힘 과정을 2분 이내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밥물이 끓어 넘쳐 바닥이 엉망이 될 수 있다.

 

밥을 많이 만들 때

어차피 시간을 들여 밥하는 거라면 한번에 많이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나중에 먹을 때 편하다. 작은 용기에 딱 한그릇 분량으로 소분하고 얼려뒀다가 전자레인지에서 3분~3분30초 돌리면 햇반보다 더 맛있다.

밥을 담을 용기는 270ml~300ml 정도의 작은 반찬통이면 딱 1인분 정도의 밥이 담긴다. 냉동실용 밥용기를 사면 좋겠는데 나는 반찬통이 쓸데 없이 많아서 있는 통을 활용하기로 했다.

아래는 밥을 2인분 이상 지을 때의 간략 레시피. 시간과 물의 양은 아주 정확하지는 않아도 된다.

2인분
쌀: 종이컵에 꽉 채움. (약170g)
물: 250ml.
4분-16분-3분-5분.
4분-10분-3분-10분 = 총 27분.

4인분
쌀: 종이컵에 꽉 채움.
물: 250ml.
x 2.
8분-20분-6분-10분.
8분-10분-6분-10분 = 총 34분.

6인분
쌀: 종이컵에 꽉 채움.
물: 250ml.
x 3.
12분-20분-8분-10분.
12분-10분-8분-10분 = 총 40분.

쌀의 양은 종이컵에 쌀을 가득 붓고 탕탕 내리친 다음 평평하게 깍으면 약 160~170g정도 된다.

네 종류의 시간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끓임-불림-익힘-뜸"의 순서인데 계절에 따라, 쌀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딱 맞게 지킬 필요는 없다.

2020년 05월 하순 현재, 불림을 10분으로 두고 있는데 쌀이 약간 말랐는지 밥의 아랫 부분은 딱 적당하지만 제일 위쪽은 약간 까슬거리는 느낌이 있다. 설익은 것은 아니고 익기는 했는데 물기가 좀 적은 느낌인데 숟가락으로 밥을 한번 뒤적여주면 먹을땐 느끼기 어렵다.

참고로 굵게 표시한 1, 3번이 전자레인지에 돌릴 시간이다.

밥솥의 경우 큰 밥솥 하나를 쓰는게 설거지에 유리하지만 큰 밥솥은 없고 작은 밥솥이 여러개 있어서 나눠서 사용했고, 전자레인지에 밥솥을 3개를 넣으면 서로 물이 끓는 시간이 다른 경우도 있었는데 어차피 불리는 시간을 넉넉하게 주니까 문제는 되지 않았다.

위에서 각각 16분, 20분, 20분으로 표시된 불리는 시간은 물이 따로 끓을 때를 대비해 충분한 시간을 불리는 것.

세개의 밥솥 중 하나만 끓어오르고 나머지는 그 정도는 아닐 때 불림을 15분으로 해 보았는데 문제는 없었다. 불림을 15분으로 해도 밥이 설익거나 하지 않은 채 부드럽게 잘 지어졌는데 이건 기온(수온), 쌀의 상태 등 상황에 따라 다른거니까 나는 안전하게 쌀을 충분히 불려서 사용한다.

주의

다이소 전자레인지 밥솥은 2인분 이상의 밥을 지을 때는 용기에 비해 쌀의 양이 많아서 밥이 될 때 가운데가 산처럼 솟아오른다.

그러면 부풀어 오른 쌀이 증기 배출구를 막을 수도 있으니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에 손가락으로 쌀 가운데를 파서 오목하게 만드는게 좋다.

 

결론

휴대폰으로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작업하다가 알람이 울리면 전자레인지로 가서 버튼을 누르면 되니까 크게 번거로운 일도 없고, 전자레인지 밥솥을 사용하면 머그컵을 사용했을 때처럼 밥물이 넘쳐서 지저분한 일도 없다.

매우 편리!

이걸로 신나게 간장 마가린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라면에 말아 먹기도 좋은데,

  • 쌀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끓임까지 진행한다. (3분)
  • 전자레인지가 꺼지면 가스레인지에 라면 물을 올린다. (쌀은 방치)
  • 물이 끓으면 라면을 넣은 뒤 라면이 반쯤 익으면 밥도 익힌다. (3분 누름)
  • 라면을 먹다가 전자레인지에서 밥을 꺼내서 먹는다.

이런식으로 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집 전자레인지는 구형이라 이렇게 하지만 요즘 전자레인지에는 자동으로 밥 짓는 기능이 있을 법 한데...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