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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로 비누 만들기 1-4 (콩기름, 미니블렌더 vs 주걱)

2020. 4. 14. solo

교반 속도 및 도구 변경 (블렌더 vs 주걱)

비누의 비율은 수산화나트륨 : 물 : 식용유 = 1 : 2 : 7로 고정하고 다른 조건은 가능한 첫번째 비율변경 테스트(비누1-3)와 동일하게 맞춘다. 그러니까 Lye잿물. 고농도의 수산화나트륨 용액.는 끓이지 않은 수돗물을 사용하고 식용유 온도 역시 특별히 조작하지 않는다는 것. 식용유는 백설 콩기름이다.


주로 블렌더로 교반한 비누(1번), 주걱으로 교반한 비누(2번) 두가지를 만들어 볼 것인데 총 교반 시간은 1시간으로 정한다.

블렌더 사용의 경우 미니블렌더 40분, 수작업 20분으로 할 것인데 수작업은 역시 주걱으로 한다. 만약 중간에 트레이스가 난다면 언제든 그 시점에서 멈춰서 틀에 붓는다.

다만 블렌더의 경우 용량이 아주 작은 미니블렌더니까 과열을 생각해서 적당히 돌리다 쉬어준다. 그렇다고 너무 오랫동안 쉬어도 곤란하니 미니블렌더 두개로 번갈아가며 작업할 것이다.

수동교반의 경우 소형 실리콘 주걱으로 젓는데, 초반 5분은 식용유와 Lye를 섞기 위해 미니블렌더를 사용하고 나머지 55분을 수작업을 할 예정. 이 때 "혼합된 식용유와 Lye"[각주:1]를 젓는 속도는 대략적으로 1초에 한번의 속도로 하고 방향은 특별히 정하지 않고 편한대로 왔다갔다 하며 젓는다.

주걱을 이용한 교반 테스트의 이유는 비누 반죽을 수작업으로 섞을 때 빠르고 강하게 젓다보면 잠시 후 젓는게 쉬워지지만 팔이 아파서 쉰다고 가만히 놔둔 후 다시 젓기 시작할 때 짧은 시간동안 저항이 큰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빠르게 저으면 오히려 비누화 반응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 천천히, 그러나 많은 양의 입자가 섞이고 충돌할 수 있는 도구를 찾다보니 납작한 주걱을 선택하게 되었다.

실제로 비누를 만든 뒤의 메모

미니블렌더로 비누를 교반할 때 날이 납작해서 고속으로 회전하는 화장품 블렌더보다 날 부분이 둥글게 말려 도넛처럼 생긴 우유 거품기가 더 나았다.

회전 속도는 느리지만 많은 양을 한번에 밀어주고 느리다고는 해도 수작업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기 때문인것 같다.

주걱의 경우 원래는 실리콘 부분을 씌운채로 하려고 했지만 컵의 크기에 비에 주걱이 커서 실리콘 부분은 빼내고 막대 부분만 사용했다.

그리고 블렌더를 이용한 비누는 주걱으로 저을 때와 확실히 비교하려면 수작업 20분 때 아주 강하게 저었어야 하는데 "주걱은 천천히 주걱은 천천히"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다가 여기서도 아주 천천히 저었다.

나중에 주걱만으로 아주 빠르게 저어서 만들어 봐야겠다.

비누 제작 경과

2020.04.13 PM09:00

1번 비누를 틀에 부었다. 최종 점도는 막걸리보다 걸쭉하고 불가리스 같은 끈적한 요구르트 보다는 살짝 무른것 같다. 아닌가? 불가리스 먹은지 오래돼서 헷갈리네. 살짝 묽은 스프 정도라고 해야 하나...

블렌더를 사용해서 교반하는 도중에는 10분후 ~ 40분까지 그렇게 큰 점도 변화는 보이지 않았고 남은 20분을 주걱으로 저으니 타이머가 끝난 1시간째에는 점도가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육안으로 보이는 느낌이라 정확히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1번 비누를 틀에 붓기 직전.

2020.04.13 PM10:30

2번 비누를 완성해서 틀에 부었다. 1번 비누에 비해 점도가 낮은게 확실히 느껴졌다.

주걱으로 저을 때 초기에는 점도가 많이 낮다가 종료 시간이 다되어가니 점도가 꽤 늘었다. 하지만 1번 비누에 비해 무른 것이 눈에 띌 정도다.

최종 점도는 대략 막걸리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더 끈적한 정도.

2020.04.14 AM12:50

2번 비누에 문제 발생.

틀에 부은 2번 비누를 확인하니 가장자리에 금이 가 있었다.

틀에 부은지 2시간 조금 넘어서 확인하자 금이 가 있다.

한군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사방으로 모두 금이 가 있었는데 자세히 보면 투명한 층이 분리되어 있는 것도 보인다.

1번 비누는 아무 문제 없는 것을 봐서 교반 문제가 확실한듯 하다.

2020.04.14 AM11:30

1번 비누는 표면의 물기가 졸아들어있다. 하지만 예전에 만든 비누들과 같이 미세 요철이 있는 표면이 아니라 상당히 매끈한 표면이다. 1번 비누를 틀에 부은 후 14시간 30분째인데 초기 진행은 꽤 빠르다.

물기가 줄어든 1번 비누 표면. 비누를 용기에서 긁어낼 때 마지막으로 떨어진 방울이 흔적이 남아있다.

2번 비누는 오전 12시50분에 확인했을 때와 차이가 없다.

2020.04.14 PM03:00

1번 비누는 물기가 좀 더 줄었지만 큰 변화 없음.

2번 비누는 물기가 많이 졸아들어 표면이 두부처럼 변했다.

2번 비누. 표면에 요철이 보인다.

2020.04.14 PM10:30. 3번 비누 제작.

3번 비누는 미니블렌더 5분 + 소형 주걱 힘차게 55분이다. 주걱은 실리콘 부분을 빼고 사용했고 젓는 속도는 대략 1초에 2~4번 이지만 쉬는 시간을 생각하면 평균 2.5~3회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점도는 1번과 2번 사이로 보이는데 2번에 더 가까운듯. 좀 묽다.

1번 비누 상태는 표면에 물기가 아예 보이지 않고 비누틀 옆구리를 눌러도 물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단단하지는 않고 물렁한 상태다.

2번 비누는 표면에는 물기가 없지만 옆구리를 누르면 물기가 살짝 올라오는게 보인다.

2020.04.15 PM02:00

1번, 2번 비누는 표면 물기가 완전히 보이지 않고 틀 옆구리를 눌러보니 약간 단단해 보인다. 그래서 1번 비누를 틀에서 분리하려고 했는데 비누의 가장자리가 뜯어졌다. 아직 더 굳혀야겠다.

3번 비누의 경우 아직 위쪽에 물기가 많다.

2020.04.15 PM09:00. 2번 비누 분리됨.

1번 비누는 큰 변화가 없다. 일부 가장자리는 틀에서 깔끔하게 떨어지지안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2번 비누는 표면에 투명한 액체가 송글송글 맺혀있다. 글리세린인듯 하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비누틀을 당겨봤더니 툭 떨어지며 비누가 분리된다. 뭐지? 혹시 내가 1번과 2번 비누를 착각했나? 표면 상태로 보면 헷갈리지 않았는데...

아무튼 2번 비누는 48시간이 채 되기 전 틀에서 분리되었다.(46.5시간)

2번 비누. 46시간 30분만에 틀에서 분리.


2번 비누 표면에 투명한 액체가 올라와 있다.


3번 비누는 표면의 물기가 줄어들었다. 이것도 생긴걸 봐선 가장자리가 부서질 듯.

3번 비누.

2020.04.15 PM09:00. 추가.

1번 비누도 분리됨. (48시간)

비누가 부서지더라도 상태를 확인 해 보려고 비누틀을 벌렸더니 깔끔하게 떨어진다. 갈라진 가장자리는 물이 줄어들기 전에 틀에 달라붙었던 부분. 위로 솟아 있는 모양이라 너무 약해서 떨어진 것 같다.

만지는 촉감이나 단단함이 2번 비누에 비해 조금 낫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틀에서 꺼낸 1번과 2번 비누.


컵에서 긁어낸 때 떨어진 흔적이 1번 비누 표면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제 3번 비누만 완성되면 이 비누 제작 테스트는  종료한다. pH 테스트는 다른 비누들이 있으니 필요 없을 것 같아서 건조 후 사용감 정도만 기록하고 끝내기로 한다.

2020.04.16 PM12:30

3번 비누 표면에 물기가 보이지 않고 옆구리를 살짝 눌러보면 단단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힘을 줘서 누르면 비누가 변형되고 송곳으로 표면을 조금 긁어내서 종이에 발라보니 주변이 젖는다. 아직 물기가 많다는 이야기.

2020.04.16 PM06:00

3번 비누를 틀에서 꺼내 보려고 실리콘 틀을 제끼니까 바누의 가장자리가 뜯어진다. 억지로 계속 벌려도 틀에서 분리되지 않고 비누만 갈라졌다.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2020.04.16 PM10:30

3번 비누를 틀에서 분리. 가장자리가 뜯어진 것을 무시하고 틀에서 꺼냈다. (48시간)

하지만 1번, 2번 비누에 비해 많이 물러서 틀에서 분리하는 도중 3번 비누의 뒤쪽이 찌그러졌다. 실리콘 틀 뒤쪽을 손가락으로 집어서 비누를 미는 동작에서 비누 모서리도 같이 뭉개진 것이다.


틀에서 분리된 3번 비누.


양쪽 모서리가 뭉개진 것이 보인다.

종합

세가지 비누를 만든 결과를 종합하면 틀에서 꺼낸 직후 비누의 굳기는 1번 > 2번 > 3번 순이다. 예상대로 블렌더를 오래 사용한 1번이 제일 단단했는데 수작업 두가지는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다.

3번이 빠르고 힘차게 저은 비누인데 이게 더 무르다는 것은 너무 빠르게 교반하면 안되는 것인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블렌더가 훨씬 빠르게 회전하니 식용유 분자나 물, 수산화나트륨 분자에게 짧지만 더 강한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속도가 아니라 양인가? 납작한 막대로 빠르게 휘저어서 더 많은 양의 비누 반죽이 공기와 닿았고 그로 인해 비누 반죽의 열을 빼앗겼거나 혹은 수산화나트륨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탄산나트륨으로 변했고, 때문에 비누화 반응이 느려졌다고 의심할 수 있겠다.

내 심증으로는 아무래도 공기에 많이 닿아서 온도가 내려간 것이 문제 같은데...

아무튼 1번과 2번 비누의 차이는 아주 크지는 않았고 3번 비누만 특별히 무르게 만들어진 것을 봐서 수작업으로도 충분히 단단한 비누를 만들수 있어 보인다.

다만 예전 결과를 보면 둥글고 가느다란 봉 형태의 막대는 비누를 만드는데 최악의 형태에 가깝다. 거품기는 넓적한 막대와 비슷한것 같지만 크기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거나 해서 쓰기 불편한 부분이 있다.


이제 미니블렌더vs주걱을 사용한 비누 제작은 끝났다. 이번에 만든 것들은 pH테스트를 하지 않을 비누들이라 한달간 건조시킨 후 간단한 사용감 정도만 적으면 더 할 것은 없다.


  1. 이하 비누, 비누액 혹은 비누 반죽.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