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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로 비누 만들기 2 (콩기름, 소금)

2020. 5. 13. solo

소금을 첨가한 콩기름 100% 비누.

염화나트륨이 경화 촉진 및 비누의 단단함을 증가시킨다고 해서(경화제) 소금을 조금 넣어 보기로 했다. 사용한 제품은 노브랜드 꽃소금인데 정제염 90%, 천일염 10%라고 표시되어 있다.

소금 비누의 특징만 미리 이야기 하면 소금을 충분히 넣을 경우 비누가 습한곳에 있어도 덜 흐물거리며 색이 하얗고 거품은 좀 더 적게 난다. 그리고 5월 초의 실내 기온에서는 콩기름 100%를 사용해도 트레이스가 난다.

기본적으로 비누의 초기 중량은 100g, 비율은 1:2:7로 하고 여기에 소금을 추가하는 것인데, 소금은 미리 물에 녹인 것을 사용하며 소금물 농도는 25%로 한다. 수돗물에서는 이 이상 녹이기 힘들었다.

온도의 경우 역시 특별한 조작은 하지 않고 소금물도 미리 준비해서 실온으로 맞춘 것을 사용한다.

소금물의 비중은 편의를 위해 미리 계산 해 둔다. 이 때 물의 비중은 온도에 무관하게 1.00으로 하고, 소금은 순수한 NaCl이라고 가정한다.

소금 첨가 비누의 재료 및 특징

  • 콩기름[각주:1]: 70g
  • (수돗물): 20g
  • 수산화나트륨: 10g
  • 소금: 5g = 25% 소금물 약 17.3mL
소금물 비중 계산

25% 농도의 소금물의 총 중량을 100g이라고 한다면 염화나트륨(NaCl)은 소금물 속에 25g이 들어있게 된다. 25g의 NaCl을 비중 2.165으로 나누면 소금물 속 NaCl의 부피는 11.54734411ml.

그렇다면 25% 농도의 소금물 100g의 총 부피는 86.54734411ml, 이것을 역산하면 25% 농도의 소금물의 비중은 약 1.155437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식용 소금이 순수한 NaCl도 아니고 보통 천일염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불순물이 많겠지만 편의상 이렇게 계산하기로 한다.

블로그에 기록하기 전에 소금 비율을 바꾸면서 이리저리 테스트 해 봤는데 콩기름 자체가 굉장히 무른 비누를 만들기 때문에 오일의 0.5% 이런 낮은 함량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비율을 확 늘려서 소금 양을 1.11g, 5g으로 테스트 했는데 각각 오일의 1.5857%, 7.143%로 비누의 수분 최대치를 33%, 50%로 설정했을 때의 최대 소금 함량이다.

건조 후 사용하면서 비누의 맛을 확인해 봤는데 소금 5g을 사용한 비누의 경우 겉부분은 조금 짠맛이 나고 비누 안쪽 부분은 쓴맛이 살짝 난다. 소금 1.11g을 사용한 비누는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아서 겉만 확인했는데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

소금 1.11g의 경우 비누의 경화 시간은 3일 정도로 별로 빨라지지 않았지만 사용시 물에 녹는 것이 조금 덜했고 거품은 큰 차이 없었으며, 소금 5g을 넣은 비누는 경화시간은 역시 2.5일 ~ 3일 정도로 특별하지 않았는데 두가지 특이점이 있었다.

하나는 트레이스가 발생했다는 것, 또 하나는 거품이 줄어든 대신 물에 녹아서 비누가 물러지는 것이 줄었다는 것이다.

(5g비누를)이틀 정도 사용한 감상은 비누가 녹아내리는 것이 전혀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

그러나 거품이 줄어들고[각주:2] 이 비누를 써서 세수를 하면 피부가 많이 당긴다는 단점도 생겼는데 이 문제는 아마 빠른 트레이스로 인한 급격한 점도 증가로 인해 제대로 교반이 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다.

소금을 넣은 비누의 단점이 하나더 있는데 습도가 높은 날은 비누 표면에 물기가 생긴다는 것. 이걸 막으려면 소금 비율을 낮게 하거나 어떻게든 건조하게 보관해야 하는데 따로 보관실을 만들수는 없으니 건조 후 바로 밀봉하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인다.

하지만 밀봉 시에도 주의점이 있는데 제대로 건조하지 않고 밀봉하면 비누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포장 안쪽에 습기가 찬다는 것. 이래저래 주의점이 많다.

비누 반죽에 트레이스 발생

트레이스가 생긴 비누 반죽.

콩기름70g, 소금 5g(7.143%)으로 만든 비누. 트레이스가 생겼는데 작업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 기온: 23℃
  • 교반도구: 미니드릴(5v)
  • 교반방법: 오일+Lye를 5분간 섞고 소금물 투입 후 다시 5분 교반.

의외인 점은 트레이스가 발생했음에도 경화시간이 트레이스가 없을 때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건 왜 그런지 짐작되는 것이 없다.

오일 70g에 소금 5g을 넣은 비누를 4월초부터 몇개 만들어왔는데 4월초 같은 실내 기온이 20도 미만일때는 트레이스가 생기지 않다가 실내기온이 20도를 넘어 22~23도 정도가 되니 트레이스가 생겼다.

드릴로 교반하려고 해도 거품기 날의 근처만 움직일 뿐 아무 효과가 없었는데 비누의 점도가 떠먹는 요구트르보다 훨씬 뻑뻑했고 느낌상으로는 아마 박살낸 묵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소금물 투입의 경우는 같은 양을 넣더라도 스포이트로 조금씩 넣는 것보다 따로 컵에 모아서 한번에 넣고 섞는게 더 트레이스가 쉽게 났다.

비누 거품은 거품보다는 크림에 가까운 느낌 (5g, 7.143%)

소금 7.143% 비누의 거품. 원래는 이것보다 더 거품 크기가 작았다.

다른 비누거품과 다르게 끈적거리며 실처럼 늘어진다.

비누 거품의 경우 소금을 넣지 않은 비누 혹은 소금을 1.11g만 넣은 비누에 비해 거품 크기가 더 작은데 위 사진은 그나마 거품 크기가 큰 상태로 지금만 해도 크림 비슷한데 원래 이것보다 더 크림 같아서 비누거품처럼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이전까지는 없었던 끈적거림도 생겨서 비누에서 손을 뗄 때 실처럼 쭉~ 늘어지기도 하며, 세수할 때는 다른 비누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머리를 감을 때는 거품이 다소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설거지 할 때는 비누를 수세미에 바른 뒤 수세미를 문질렀을 때 거품이 많이 나서 다른 비누나 주방세제와 차이가 전혀 없었고 빨래를 할 때도 거품이 적은 느낌은 있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세정력의 경우는 전혀 차이가 없었다.

결론

콩기름 100% 비누의 경우 소금 함량은 0.5%는 쓸모없음, 1.6%는 쓸모 있으나 다소 부족, 7%는 살짝 과함. 이 정도 느낌이다.

그렇다면 콩기름 같은 식용유 비누의 경우 소금을 5% 이하로 하고 다른 복합 오일 비누의 경우 무른 오일의 함량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5%의 경우 기온 23도가량에서도 트레이스가 확실하게 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태 비누를 만들어 본 결과 트레이스는 실제 비누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므로 심리적인 부분 말고는 효과가 그다지 없지 않을까 한다.

물론 콩기름 100%로 만든 비누의 경우에만. 다른 오일을 섞을 때는 어떨지 모르니 트레이스를 내서 확실하게 하는 게 좋겠지.

추가 정보

비누의 중량 변화

콩기름 70g, 소금 5g을 사용한 비누(Salt-07)의 건조기간별 중량.

틀에서 분리한 직후: 112.3g (20.05.14)

  • 1주: 96.6g (20.05.21)
  • 2주: 93.8g (20.05.28)
  • 3주: 91.9g (20.06.04)
  • 4주: 91.4g (20.06.11)

소금 때문인지 다른 비누에 비해 수분이 증발하는 속도가 느려 보인다.

습도 문제

소금을 첨가한 비누의 경우 장마철 같이 습도가 매우 높은 날에는 소금이 습기를 머금어 비누 표면에 물기가 생기는데 소금 비율이 높을수록, 교반이 부족할수록 더 많은 물기가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습기로 인해 비누가 물러지기도 하는데 소금 함량이 높으면 물러지는 정도가 덜하지만 5g의 소금을 첨가한 비누의 경우에도 건조한 날에 비해 확실하게 물러서 좀 세게 쥐면 손가락 자국이 남을 정도다.

소금이 5g이면 오일의 7.143%가량인데도 이렇다. 소금 2%짜리 비누는 높은 습도에 며칠 노출되니까 아예 주저 앉아서 비누받침대 모양 비슷하게 휘었고.

물론 사용중인 비누만 이렇다. 사용하지 않고 보관중인 비누는 표면에 물기가 조금 맺힌 것 이외에는 멀쩡하다. 사용중인 비누는 습기뿐만 아니라 물에 직접 닿기까지 하니까 심한거겠지.

아무튼 장마철의 높은 습도에서 비누가 물러지는 것을 막으려면 소금을 10%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 같은데 어쩌면 현재의 두배인 14~15%정도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정도로 소금을 많이 넣으면 거품이 엄청 적게 날테니 일반 용도로는 사용하기 힘들겠고 딱 설거지용으로만 써야 할 듯.

지나친 소금 비율

아직 한번의 결과에 불과하지만 2020.06.15 소금 비율 10%의 비누를 만들어 봤더니 아무리 교반을 해도 트레이스가 나지 않았다. 미니드릴 구동 전압을 5v로 했을 때는 제법 뻑뻑했지만 9v로 했을 때는 거의 물이나 다름 없는 반응을 보일 정도.

영향을 준 요인은 두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첫째는 높은 소금 비율로 과트레이스가 날까 걱정되어 오일과 Lye를 냉장고에 넣어서 식힌 것, 두 번째는 소금을 비누에 첨가할 때 물에 녹여 소금물 형태로 넣는데 소금물의 최대 농도가 25%근처가 한계라서 물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것, 이 두 가지가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중 더욱 의심되는 것은 두번째다. 온도의 경우 트레이스가 나지 않길래 한참 교반하고 나서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운 후 다시 교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스는 나지 않았다.

다시 수분 문제로 돌아와서, 오일(콩기름) 중량을 100이라고 가정하면 수분의 총 중량이 58.625g이 되는데 소금을 넣음으로써 생기는 열의 증가량보다 물로 인한 반응열의 흡수가 더 크고 거기다 오일+NaOH의 상태 자체는 트레이스가 날 정도의 점도가 되었지만 추가된 물 때문에 점도가 확 낮아진 그런 상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려면 다향한 방법과 비율로 실험 해 봐야겠지만 아직은 거기까지 손댈 정도가 아니라 일단 소금의 최대 비율은 오일의 7%이하로 정한다. 높은 비율이 필요하면 고농도의 젖산나트륨을 사용할 것.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소금을 얼마나 넣는 것이 좋은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같은 용도로 쓰이는 젖산나트륨과 비교해야 하겠는데, 브램블베리를 비롯한 다수의 해외 솝퍼들은 일반적으로 오일 1파운드 당 젖산나트륨 1티스푼을 넣도록 권하고 있다. 퍼센트로 따지면 약 1%가 조금 안되는 비율인데, 2%까지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오일 종류와 비율에 따른 젖산나트륨 양을 따로 언급하는 사람은 찾지 못했고 무슨 오일을 얼마나 쓰든 일반적으로는 1 tsp/ppo의 양을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흔히 사용하는 젖산나트륨은 액체형인데 이건 가장 농도가 높은 60%짜리일 것이다.

화학식: C3H5NaO3
몰질량: 112.0598 g/mol
비중(60%): 1.31

화학식에서 알 수 있듯이 젖산나트륨 역시 소금과 마찬가지로 분자 하나 당 나트륨도 하나다.

젖산나트륨과 소금의 분자 수를 1:1로 맞추면 된다는 뜻인데, 아래와 같은 간략한 계산으로 오일 1파운드 당 소금은 얼마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1tsp = 3ml -> 젖산나트륨(60%) 1tsp = 3.93g
그렇다면 1tsp당 실제 젖산나트륨은 2.358g.
젖산나트륨 2.358g은 0.021 mol.

소금 역시 0.021 mol이 필요한데, 소금 몰질량은 58.4428 g/mol이고 0.021 mol의 소금은 1.2273g이다. 그럼 소금은 오일의 0.27%면 충분하다는 뜻이 된다.

음... 양이 좀 적어보이긴 하지만 젖산나트륨과 비율을 1:1로 맞췄으니 아마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젖산나트륨은 나트륨 이외에도 OH(작용기) 하나가 포함되어 있지만 소금은 작용기 없이 Cl, Na이 하나씩 있기에 트레이스 가속이나 비누 제조의 결과물이 젖산나트륨과 다소 다를 수 있고, 해외 솝퍼들은 하드오일을 높은 비율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또한 변수가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하는 의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할 수 있겠다.

  • 소금 사용 시 부족한 작용기를 보충하기 위해 설탕을 적정량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것.
  • 소프트오일이 대부분인 비누는 소금 함량을 늘려야 할 수도 있는데, 오일별로 다르겠지만 여러개의 비누를 만들면서 체감한 결과 콩기름에서 최소한 1%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

이 두 가지가 되겠다. 그런데 앞선 테스트에서는 1.6%도 부족하다고 했으면서 왜 1%인가?

소금 적정량이 굳이 1% 가량인 이유는 소금을 일정량 이상 사용하면면 더 넣어도 비누의 경도 및 내수성의 증가가 소금을 넣는 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트레이스를 돕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트레이스 역시 수작업이 아닌 이상은 굳이 2%, 5% 이런식으로 넣을 필요가 없으니 그렇고, 높은 습도에서는 소금 2% 비누만 해도 표면에 물기가 맺히는 일이 있으니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함도 있다.

그렇다고 소금을 너무 적게 넣으면 별로 재미를 볼 수 없으니 타협점으로 1%정도를 결정한 것이다.




  1. 백설 콩기름과 해표 콩기름 혼재. 둘을 섞지는 않았고 따로 사용했다. [본문으로]
  2. 건조 기간을 길게 잡아서 바짝 말려 사용하면 거품이 제법 많이 나온다. [본문으로]